#14. 하꽁이 이름짓기

 

2022월 1월 4일

 

하꽁아 안녕~

작년 날씨가 시원쌀쌀한 봄에 하꽁이가 우리에게 찾아온 것을 처음 알게 되었었지.

근데 벌써 1년 가까이 지나고, 하꽁이는 건강하게 태어나서 우리 곁에 있네. 시간 참 빠르다.

두세달 뒤면 하꽁이가 찾아왔음을 알게 되었던, 금색 초승달이 밝에 빛나던 시원쌀쌀한 봄이 돌아온단다.

 

많은 사람들이 그렇겠지만, 아빠는 사계절 중에 봄과 가을의 계절을 좋아해.

여름엔 더위를 많이 타고 땀이 많아서 힘들고, 겨울은 엄마가 추위에 약해서 아빠도 같이 힘들어 ㅎㅎ

특히 아빠가 느끼는 봄에는 겨울을 견뎌낸 생물들의 새싹과 같은 파릇파릇하고 뭔가 희망을 주는, 그리고 미래를 설레게 만드는 어떤 시작하는 마음의 떨림이 있단다. 그것들은 상쾌한 공기와 딱 시원할만큼의 날씨가 선물해주기도 한단다.

이제는 여기에 하꽁이가 봄에 찾아와줬기 때문에 봄을 좋아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네 ㅎㅎ

 

하꽁이가 태어나고 좋은 이름을 지어주기 위해 엄마랑 같이 엄청 많이 고민했어.

양가 가족들의 많은 의견들도 있었고, 어떤 이름을 지어줘야 이쁘고 바르고 건강한 아이로 자랄지 모르겠더라고.

물론 이름이 하꽁이 인생을 결정해주지는 않아.

엄마아빠도 사주나 그런 미신을 믿지는 않는데, 그래도 어디 가서 좋은 이름이라고 하면 좋잖아^^ 

 

마지막까지 고민했던 이름은 "채윤, 하연" 이었어.

"김채윤"은 이름도 이쁘고 흔하지도 않고, 의미도 좋았어. 엄마아빠가 제일 처음 이름을 뭐라고 지을지 고민할때 1순위 후보로 올랐던 이름이기도 하고 ㅎㅎ

"김하연"은 "채윤"보다는 흔하겠지만, 이름도 이쁘고 부르기에 훨씬 부드러웠어. 무엇보다 이름이 갖는 의미가 엄마아빠에겐 크게 와닿았던 것 같아. 살면서 하꽁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귀인"을 많이 만나고, 낙천적으로 평화롭게 삶을 살아가기를 바라거든. 

엄마아빠 둘다 지금껏 인생을 교과서처럼 "이 나이엔 이걸 해야되고, 이 나이엔 이걸 해야되고.." 라는 정석같은 코스를 걸으며 살아왔어. 그치만 하꽁이는 그런 교과서 내용에 급급해하지 말고, 천천히 그리고 꾸준하게 하꽁이가 하고싶은 일을 하면서 낙천적으로, 둥글둥글하게 살았으면해 ㅎㅎ 

앞을 보며 나아가고 살아가겠지만, 옆을 보고, 하늘을 보고 땅을보고 살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많은 고민 끝에 "김하연"으로 이름을 짓기로 결정했단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어.

엄마아빠처럼 교과서처럼 살아 가는 것도 그 방향중에 하나일거고, 그 와중에도 교과서 코스를 벗어나는 이벤트가 많이 생기곤 한다.

지금껏 잘 살아왔다고 자부하지는 않지만, 못살았다고 후회는 크게 하지 않아. (대학 시절의 아쉬움은 많이 있지만..ㅋㅋ)

아무튼 하연이가 낙천적으로 둥글둥글하게 살기를 희망하는 것도 인생을 살아가는 방향 중 하나일거고, 하연이가 자의에 따라 언제든지 방향성은 정할 수 있기를 바래.

 

사람인지라 모든 선택에 만족을 할 수도 없고, 후회를 안할 수는 없어.

그치만 하연이가 하는 그 다음의 선택은, 그 전보다는 조금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다 ㅎㅎ

아무튼 너의 이름은 이제 하연이야!! 하꽁 -> 하연 자연스럽지?ㅎㅎ

 

하연아 우리 가족이 된 걸 너무너무 환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