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하연이 신생아 탈출

 

2022년 1월 20일

 

 

안녕 하연아~ 아빠야.

하연이는 태어난지 벌써 37일째 되는 날이란다.

태어난지 30일을 지나면 신생아를 탈출하는거래 ㅎㅎ 아직 저렇게 쪼꼬만 신생아인데..

병원, 조리원 생활을 마치고 집에 온지도 3주나 되었어.

하연이를 매일 봐서 쑥쑥 크는지도 잘 모르겠는데, 엄마는 하연이가 많이 컸다고 하더라.

태어나자 마자 찍었던 발도장이랑 지금 하연이 발이랑 비교해보면, 발가락 하나만큼은 발이 더 커졌어 ㅎㅎ

잘 커주고 있나보다 우리 하연이.

시간 정말 빠르다. 그치?

하연이가 느끼는 시간의 속도는 어떨까? 무슨생각을 하는지도 너무 궁금하다 ㅎㅎ

 

하연이를 키우면서 역설적인 느낌을 받는단다.

엄마, 아빠의 하루는 너무 긴데, 하루가 참 빨리 지나가.

웃기지?ㅎㅎ

보통 시간이 안갈때 하루가 길다고 느끼고, 시간이 잘 갈때 하루가 빠르다고 느낀단다.

근데 하연이를 키우기 시작한 후로는 이 두가지 생각이 동시에 든단다.

아직 육아를 해보지 않은 엄마 아빠 주변 사람들에게 말하면 공감을 얻지 못해 ㅎㅎ

 

육아를 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육아하는게 힘들어? 일하는게 힘들어?" 라고 질문을 하곤 한단다.

아빠가 해보니 이 두가지는 비교할 대상이 아닌 것 같다. ㅎㅎ

아직은 하연이가 신생아고, 2~3시간마다 깨서 밥먹고, 소화하고, 놀고 해야되서 인지, 육아가 훨씬 힘들어.

그만큼 보람도 훨씬 크단다 ㅎㅎ

 

근데  또 웃긴 감정을 느끼는건.. 힘든데 안힘들어. ㅋㅋ

사람들이 엄청 엄청 들다고 말하는 것보다는 안힘들고, 아빠가 생각했던 육아의 난이도 보다는 힘든 것 같아.

그래서 "힘든데 안힘들어" ㅋㅋ

 

엄마도 그렇지만, 아빠도 하연이를 키우는 것에 대해 자신감이 있었고, 할만할 것 같다고 생각했어.

근데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거 있지 ㅎㅎ

특히 엄마가 육아에 자신만만했는데, 하연이가 왜 우는지 마음도 모르고, 우는 모습을 볼때마다 마음이 많이 아픈가봐.

아빠가 보기엔 엄마는 너무 잘하고 있는데 말이야 ㅎㅎ

엄마가 그렇게 생각하지 않도록 우리 같이 텔레파시 보내주자!

그래도 하연이 처음 태어나고 직후보다는 엄마, 아빠도 많이 좋아지고 있지?

앞으로 다가올 시간들에 대해서는 더 어려운 일도 많을텐데..ㅎㅎ

그때마다 우리 같이 잘 헤쳐나가보자.

 

아빠는 하연이 꿈이 명사가 아니라 동사였으면 해.

유투버, 의사, 변호사, 공무원 등 되고 나면 끝나는 명사가 아니라, 계속 뭔가 "행동하는" 꿈을 쫓아 살았으면 좋겠어.

그리고 하연이가 나중에 할머니가 될때까지 그 꿈을 이루는 일이 진행중이기를 바래.

예를 들면.. "시간을 내 마음대로 쓰면서 살기", "환경을 아끼고 사랑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도우면서 살기" 등등..

아빠가 하지 못한 것, 이루지 못한 것을 하연이에게 강요하거나 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할게.

다만, 살면서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 것을.." 이라고 후회되는 것들은 하연이가 아빠처럼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살기를 바래.

 

아빠는 요즘 "아빠"가 된다는 것에 의미를 찾아가는 중이야.

그래서 반대로 생각해보기도 한다.

아빠에게 아빠란..?

늘 그자리에 있는게 너무 당연한 사람

하늘보다 더 든든한 사람

늘 타오르고 있는 불꽃같은 사람

 

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늘 든든하고 당연하게 내 곁을 지켜주는 사람.

아빠는 하연이에게 그런 아빠가 될 수 있을까?ㅎㅎ

 

PS. 하연아~ 밤낮 바뀌어서 낮에 자고 밤에 깨어있지 말고 밤에 잘 자자~~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