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90일간의 여정

 

두번째로 육아일기 쓴게 조리원 퇴소하고 집에오는 거였는데, 벌써 하연이 태어난지 90일이 됐다 ㅋㅋㅋ

시간은 참 빨리가고, 그동안 한번도 글을 안쓴 나는 참 게을렀다는 생각이 든다 😆

괜찮다. 인생은 한량처럼 게으르고 천천히 살아도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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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연이가 태어난지 벌써 90일이 지났다.

일기는 매일 써야하는데, 사실 이 일기는... 주기..월기..도 아니고 3개월기 정도 되겠다 ㅋㅋㅋ

이렇게 아재가 되나보다. 😁😁

 

그동안 진짜 많은 일이 있었다.

하연이 조리원 퇴소하고 집에 데려와서, 2시간마다 깨서 울고 불고 밥먹고 자고..

했던게 엊그제 같은데, 3시간자고, 4시간자고, 5시간 자더니,

벌써 7시간씩 자는 통잠같은 걸 잔다. 참 기특하다 ㅎㅎㅎ 100일의 기적이 이렇게 다가오는건가?

 

밤에 막수하거나 꿈수해서 재우고나면, 육퇴를 하고 소진이와 둘이 보낼 수 있는 시간이 찾아온다.

평소에 안마시던 맥주도 꺼내마시고, 우리는 이야기 한다.

"육퇴하고 왜 맥주 마시는지 알겠어 🍻"

그만큼 평일 주간에 혼자 아기 보는게 소진이도 힘들다는 뜻이다.

그 마음을 너무 이해하고, 고맙고 또 감사하다.

비록 주간에는 일하느라 한계가 많지만, 내가 도와줄 수 있는건 최대한 도와주려고 노력해야겠다.

 

큰 변화가 있었다면 그 중 하나는, 우리의 대화주제가 하연이로 시작해서 하연이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리고 거실의 80%가 하연이에게 점령당했다. 내년에 우리집으로 이사가면 거실은 엄마아빠꺼야 하연아! ㅋㅋ

하연이가 태어나도 우리 인생의 주인공은 우리이길.. 했지만 점점 주인공이 바뀌어 가는 과정인가보다 ㅎㅎ

그래도 우리 인생 주인공은 우리다. 화이팅. 👊

 

하연이 설소대도 잘라줬고, 피부에 뭐가 올라와서 피부과도 데려가고, 2차 예방접종도 맞고..

병원도 씩씩하게 잘 다녀온다. (사실 주사맞을때 제외하면 잠만 자는 경우가 많다 ㅎㅎㅎ)

설소대 잘라준게 오래전일인데, 이제야 일기에 나오다니.. 게으른 나자신 ㅋㅋ

아무튼 설소대 잘랐을때는 하연이가 스트레스도 많이 받아하고 통증도 생각보다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다 건강히 커가는 과정이고, 크게 이상있었던 경우는 없어서 참 다행이였다.

 

3.2kg로 태어났던 아기가 벌써 6kg에 육박하고, 이제는 안고 있으면 문득 묵직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ㅎㅎ

손발도 많이 컸고, 살도 많이 붙어서 팔과 다리엔 비엔나 소세지를 주렁주렁 장착했다. 🥖

유모차도 잘 타줘서 동네를 산책하는 횟수도 많아졌다.

처음에 유모차끌고 셋이 나갔을때는 느낌이 새롭고 신기했다.

우리가 진짜 유모차를 끌고 다니는 날이 오다니 ㅎㅎ

 

옹알이도 많이 늘었고, 그 목소리는 너무..윽 귀엽고 사랑스럽다.

이 모습을 머리에 저장하고, 마음에 아무리 담아두려고 해도 결국 까먹게 될 수도 있다... 🤨

그래서 이 시기에 옹알이하는 하연이 목소리를 동영상으로 많이 많이 담아놔야겠다.

역시 남는건 사진과 영상 뿐인가..ㅋ

 

그래서 사진도 많이 찍고, 영상도 많이 찍었다.

하연이를 주제로 하는 육아 브이로그로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려고 했는데,

채널 개설만 하고 영상은 하나도 ㅎㅎㅎ 못 만들었다. (아니.. 못 만들었다가 아니라 안 만들었다가 정확할듯.. ㅠㅠ)

부디.. 나자신아 빨리 만들어라..!!! ㅋㅋㅋㅋ 

 

아무튼 이런 저런 소동이 많았던 세달이였다.

그런 소동들도 다 별일없이 지나갈 수 있었던 건 소진이가 좋은 엄마여서 라고 생각한다.

엄마니까, 엄마라서, 엄마이기 때문에. 이런 수식어는 소진이한테는 붙지 않았으면 좋겠다.

소진이는 누가 뭐래도 나의 아내이기 전에, 하연이의 엄마이기 전에 그냥 소진이다.

한 사람으로써의 소진이.

지금도 마음 한편에는 답답함도 많고 지루하기도 할텐데 내색하지 않고 고생해주는 모습을 보는게,

참 미안하고 고맙고 감사하다. 내가 만약 더 훌륭한 사람이 된다면, 그건 전적으로 소진이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이 마음은 아무리 고맙다고 해도 끝도 없을 거다.

부디 나의 불찰과 실수로 우리 서로의 마음에 오해가 생기지 않기를. 🙏

 

이제 곧 100일이 다가오고, 100일잔치를 위해 주말에는 가족들이 놀러온다.

하연이 친가 식구들은.. 계획은 했지만 애석하게도 모이지 못할 것 같다.

할머니 할아버지가 코로나에 걸리는 바람에..ㅠ 아쉽긴 하지만 일단 지금은 건강히 잘 지나가기만 바랄 뿐이다.

대신 외가 식구들이 다같이 놀러와서 하연이 100일을 축하해줄 예정이다.

 

하연이는 좋겠다.

엄마가 소진이라서, 아빠가 경태라서.

😆😆😆😆😆😆

 

3개월기 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