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고미 D-1

 

 

2023.07.07

 

고미야 안녕~~

오늘은 고미에게 먼저 인사를 건네본다.

왜냐하면 벌써 고미가 태어나기 하루 전이 되었기 때문이야.

시간 진짜 너무 빠르다, 아빠만 그래?

작년에 고미가 엄마, 아빠에게 찾아와줬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도 엊그제 같은데, 벌써 고미가 태어나기 하루 전이 되었어.

먼저.. 고미에게 사과할게 있어. 네 언니 하꽁이가 엄마 뱃속에 있었을때 편지를 써줬던 것처럼 고미에게는 해주지 못해서 미안해.

어떤 핑계를 대어도 편지를 쓰지 못한 이유가 되지는 않을 것 같아서 솔직히 말하는게 좋을 것 같네.

그 동안 글을 쓰는 것에 소홀했던 것도 사실이고 하연언니랑 보내는 하루하루가 눈코뜰 새 없이 행복에 겨웠던 것 같아.

그만큼 고미에게 신경쓸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조금은 적었다고 해야할까.. 그래서 고미에게 미안해 ㅎㅎ 

그래도 엄마 뱃속에서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자라줬고, 내일이면 우리가 만나게 된단다.

고미를 만날 생각에 너무 설레인다 ㅎㅎ

하연이가 태어날때는 아무것도 아는게 없어서 설레는 것 보다는 걱정이 훨씬 컸던 것 같은데, 

고미를 만나는건 걱정보다는 설레임이 더 크게 느껴진단다. 꼬물이를 한번 키워봐서 그런가?

둘째는 발로 키운다는 농담이 있는데 어쩌면 진짜일지도..?

그래서 마음에 여유가 있다보니 정신없이 키우기보다 있는 그대로를 볼 수 있어서 너무 사랑스러울거라고 하더라.

조금만 적응하면 고미가 왜 우는지 울음소리만 들어도 아빠는 알아차릴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들어!

 

아! 그리고 우리 고미도 태어나기 전부터 벌써 대견한게 뭔지 아니?

고미가 태어나는 날을 받아놨는데, 이 날이 너무너무 좋은 날이거든.

그리고 태어나는 날에 맞춰서 여러 일정을 계획하고 있었어!

그런데 보통 둘째는 태어나는 예정일보다 조금 빨리 태어난다고 해서 내심 엄빠는 걱정했어.

고미가 태어나는 날짜를 39주로 받아놔서, 이때까지 엄마 뱃속에 잘 있을지 말이야 ㅎㅎ

의사선생님도 둘째는 39주까지 가기 힘들다고 자꾸 겁을 줘서! 

그런데 우리고미가 대견하게도 예정된 날까지 잘 버텨줬네! 고마워 😌

엄마뱃속이 편했어?ㅎㅎ 오구구.. 이제 정말 하루 남았구나.

아빠도 많이 부족한 아빠지만 잘 부탁해!

하연이랑 아빠랑 잘 지내는 것처럼 고미도 아빠랑 잘 지내보자 😍

 

아빠는 이제 고미에게 어떤 이쁜 이름을 지어줄지 고민해야겠다!

우렁찬 울음소리와 함께 건강한 모습으로 내일 만나자 고미야!

우리 가족이 된걸 너무너무 환영해 👨‍👩‍👧‍👧

 

 

 

그리고 아빠의 보물1호 하연아~~~

내일이면 동생 고미가 태어나는구나.

지난 10개월간 하연이 동생이 찾아왔다고 말해줬지만 아무래도 동생이라는 존재가 뭔지는 모르겠지?ㅎㅎ

엄빠는 고미가 태어나서 조리원까지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 날에 하연이 반응이 너무 궁금하다.

지난 19개월간 엄빠의 관심과 사랑을 온전히 한몸에 받다가 고미랑 나눠받게 될테니,

아무래도 이전보다 서운한 점도 생길거고 질투아닌 질투도 하게 되겠지?

너무 귀여울 것 같아....

그래도 우리 적응대장 하연이가 금방 고미를 동생을 받아들일 수 있을 거라고 믿어!

고미가 집에 올때 하연이 언니에게 잘 부탁한다는 의미로 선물을 준비한대.

요즘 하연이가 부쩍 (장난감)도마위에 과일과 채소를 올려놓고 칼로 자르는 놀이를 좋아하더라구.

그래서 손질한 과일과 채소로 요리도 하고, 씻기 놀이도 같이 하라고 고미가 주방놀이를 선물로 준비했대!

선물이 마음에 들면 하연이도 고미를 더 많이 환영해줘 😝

고미가 더 아기라서, 고미가 동생이고 하연이가 언니라서, 하연이가 더 잘할 수 있기 때문에 등등.

이런 이유로 하연이를 섭섭하게 만드는 일은 없을거라고 약속해.

고미가 와도 하연이는 여전히 아기고, 양보나 배려보다는 보살핌을 필요로하는, 우당탕탕 막무가내 장난꾸러기란다.

의젓해질 필요도 없고 하연이는 있는 그대로 하연이 감정을 표출하고 행동하면 돼 😍

라고 생각을 하지만, 혹시라도 종종 엄빠가 이런 이유로 하연이를 서운하게 만든다면 엄빠를 혼내줘!

아무튼 고미가 집에 와도 너무 놀라지 않기를 바래 🙏

 

그리고 우리 얼마전에 이사했잖아!

하연이가 생기기도 전에 분양권이 생겼는데 벌써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서 입주를 했단다.

지난 집에서 좁았을텐데 답답하지 않았어?ㅎㅎ 

이사하고 나서 하연이가 우리집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데 시간이 걸리면 어쩌나, 

하고 걱정했지만 걱정이 무색할만큼 우리 적응대장 하연이는 바로 적응하고 너무 좋아라했지.

넓은 거실과 특히 하연이 방이 생긴 걸 좋아하는 것처럼 느껴졌단다.

하연이 방에 하연이 침대가 있는게 좋았는지, 침대를 처음 보고 "침대 침대" 하며 위에서 방방 뛰던 모습이 너무 귀여웠다.

엄마를 닮아서 그런지 아파트 단지내에 길도 바로 알아버리고, 특히 놀이터 가는 길은 기가 막히게 찾더구나.

우리애기 이사하고도 적응 잘해줘서 고마워 😆

 

이사오면서 지금 다니는 어린이집은 멀어져서 차로 왔다갔다 해야하는 바람에,

아마 하연이는 빠르면 다음달, 머지 않아 아파트 어린이집으로 옮기게 될거야.

아무래도 고미가 집에 있으면 하연이 어린이집을 왔다갔다 하는게 힘든 순간도 많아질거고,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엄빠가 하연이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게 더 좋을 것 같아서 옮기기로 했어.

하연이가 지금 다니는 어린이집에 적응도 잘하고 선생님, 친구들도 좋아하는 것 같아서 더 아쉬움이 크네.

그치만 우리 적응대장은 어린이집을 옮겨도 곧잘 적응하고 잘 지낼 것 같아서 걱정보다는 기대가 더 크다 👍

 

하연이에게 편지를 쓰는 간격이 길어지다 보니 그 동안의 성장기를 기록하지 못했구나.

이제는 하연이가 말하는게 당연하다는 듯 느껴지지만 처음 말을 하기 시작할때는 하연이 입에서 나오는 한마디 한마디가 감격스럽고 사랑스러웠단다.

물론 지금도 못하는 말이 훨씬 많고 새로운 단어나 표현을 할때마다 너무 감격스럽고 심쿵이란다 ㅎㅎ

엄마아빠가 하는 말은 알아들어도 그동안 표현하지 못해서 답답했을텐데 이제는 하연이 생각을 맘껏 표출하길 🤣

그렇게 하루하루 다르게 말을 곧잘하게 되는 것 같아.

지금은 엄빠가 하는 말과 행동을 바로바로 따라하기 때문에 말과 행동을 더 조심하도록 할게 ㅎㅎ

울애기 엄빠보고 좋은 것만 배우고 좋은 것만 가져가 😍

 

올해, 특히 6~8월 사이에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고 있을 예정이네.

이사도 하고, 고미고 태어나고, 어린이집도 옮기고 ㅎㅎ

사실 엄빠는 조금 걱정하고 있었어. 하연이에게 너무 큰 변화가 한꺼번에 찾아오는게 버겁지 않을까 하고 말이야,

아직 이사만 하긴 했지만 너무 대견하게도 잘 적응해주고 있는 모습에 참 고마워 ㅎㅎ

고미가 태어나고 집에 오는 과정도, 어린이집을 옮기는 과정도 같이 잘 헤쳐나가보자 🤗

 

우리 가족에 고미가 합류하면서 네가족이 됐고, 엄마 말을 빌리자면 이전보다 더 다복한 가정이 될 것 같구나.

엄빠, 하연, 고미 모두 환경이 바뀌고 각자의 자리에서 힘든 순간도 많겠지만,

엄빠는 그런 순간의 힘듦보다는 앞으로 살아가면서 행복하고 기쁜일이 훨씬 많이 찾아올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아 ㅎㅎ

우리가족 사랑해 👨‍👩‍👧‍👧

 

아! 편지를 쓰게 된다면 하고 싶은 말이 있었어.

하연이와 고미가 살아가면서 받게 될 사랑 중에 아빠의 사랑이 가장 작은 사랑이면 좋겠어 😍

(엄마에게는 아빠의 사랑이 가장 커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