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입덧이 끝날 무렵의 하꽁이

 

2021년 7월 20일

 

 

하꽁아~ 너무 오랜만이다 그지??ㅎㅎ

하꽁이가 생기고 초기에는 2주마다 병원가서 하꽁이가 잘 있는지 검사를 했어.

근데 쑥쑥 잘커주는 덕분에 안정기(12주)에 접어들었고, 그때부터는 5주에 한번씩 오래 😁

벌써 17주인거 있지? ㅎㅎ

지난번에 보고 이번에 보기까지 기간이 길었던 만큼 더 많이 보고싶었단다.

하꽁이도 엄마, 아빠 많이 보고싶었지?ㅎㅎ

 

엄마는 하꽁이 태동도 안느껴지고, (느껴질 시기도 아니였음 ㅋㅋ)

입덧도 점점 나아져서(이것도 나아지는 시기가 온거임 ㅋㅋ) 조금은 더 걱정했던 것 같아.

하꽁이가 엄마배에 집짓느라 쿡쿡하고 아팠던것도 있고 그래서 더 걱정했나봐.

아니나 다를까 걱정했던게 온데간데 없이, 역시 하꽁이는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었단다. 👍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더 많이 성장한것 같고, 더 신기하고, 더 소중하더라.

 

특히 이번에는 하꽁이가 왕자님인지 공주님인지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시기가 되었어.

두구두구.. 두구두구두구...!!!

 

하꽁이는 공주님!!! 👸

엄마, 아빠를 왕비, 왕으로 만들어줘서 고마워. 우리의 소중한 공주야.

아빠에겐 공주는 엄마 한사람 뿐이였는데, 하꽁이가 생기면서 공주님이 한명 더 생겼어 ㅎㅎ

하꽁이는 태어나면 작꽁이야. 작은꽁주 ㅋㅋㅋ 엄마는 큰꽁주. 큰꽁이 😂

(근데 엄마는 왕비 하고싶대. 저렇게 귀여운 왕비가 어딨어? 그냥 큰꽁이~)

 

 

이렇게 코도 오똑하고 제법 사람(?)의 모습을 가졌더라고! ㅋㅋㅋ (초기에는 그거 같았음..ㅎㅎ 외..계...ㅇ.!?)

엄마, 아빠가 둘다 콧대는 또 높잖니~~ 하꽁이는 콧대가 하늘로 솟겠구나!!

그리고 손, 발도 뚜렷해지고 척추까지 저렇게 존재감이 딱!! 

엄마가 그러는데, 아직 다 성장한건 아니지만 지금모습을 보면 아빠를 닮은 것 같대.

아빠 발가락이 검지발가락이 엄지발가락보다 길어. 반대로 엄마 발가락은 엄지발가락이 검지발가락보다 길어.

그런데 하꽁이는.. 아빠처럼 검지발가락이 더 길더라고 ㅎㅎㅎ

첫째 딸은 아빠를 많이 닮는다던데.. 아빠 닮은거니..!? ㅋㅋ

하꽁이가 태어나기 전부터 미안한데.. 아빠가 부탁이 하나 있어. 조금 어려울 수도 있는데.. 우리 하꽁이라면 할 수 있을거야.

눈만은..엄마를 꼭 닮아줘..!! 아빠 눈 닮으면 사나이 눈 된다 😂

 

이렇게 길었던 기간 중간에 한번 더 하꽁이에게 편지를 쓰고 싶었어.

정말로.. 정말로 많은 일들이 있었어서, 아빠가 정신이 없었던 것 같아 ㅎㅎ 

그만큼 해주고 싶은 말이 많았는데, 하나하나 기억은 나지 않아서 참 아쉽네.

 

아빠가 오랫동안 진행해오던 프로젝트를 우여곡절 끝에 잘 마무리하기도 했고,

그 사이에 일로 인한 스트레스도 극심했던 시기여서 일을 잠깐 쉬고 싶은 마음도 엄청 커졌단다.

지금껏 아빠 인생에서 쉼표가 없었기에, 더더욱 쉼표를 한번 찍고 싶은 마음이 컸던 것 같기도 해.

하꽁이 할아버지가 일하다가 크게 다치시는 바람에, 큰 수술을 두번이나 하고 아직도 병원에서 치료하고 계신단다.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다행히 잘 회복하면 일상생활로 돌아올 수는 있다고 하더라.

아무튼.. 이런 저런 많은 일을 겪으면서 하꽁이에게 편지로 남기고 싶은 마음들이 참 많았는데,

지금은 또 지나가버리니 생각이 잘 나지않아..ㅎㅎ 하꽁이는 이렇게 하지말고 꼭 메모하는 습관을 가지길 바래.

아빠도 메모해야 한다는 걸 알면서 쉽지가 않네. 같이 노력해보자!

 

이런 힘든 일들이 찾아왔을때, 아빠에게 늘 가장 큰 힘과 위로가 되어준 사람은..

바로바로 하꽁이!!! 가 아니라, 엄마였단다.

특히 이번에 어려운 일들을 겪으면서 엄마의 지혜로움이 발휘되는 순간이 많았다고 생각해.

아빠는 엄마의 지혜를 믿어 의심치 않고, 엄마의 선택을 백번, 천번이라도 지지하고 응원한단다.

하꽁이도 엄마처럼 지혜로운 사람이 되길 바라고, 하꽁이를 백번, 천번이라도 지지해주고 응원해주는 사람을 만나길 바래.

엄마는 아빠에게 가장 친한 친구이기도 하고, 때로는 연인, 때로는 아내, 때로는 엄마, 때로는 아기같은 사람이란다.

아빠에게 오는 기쁨과 슬픔, 재미와 설렘, 이런 행복한 모든 것들이 엄마에 의해 생긴단다.

뭐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늘 고맙고, 감사한 존재란다.

그러니까 하꽁아.. 엄마 밥먹게 입덧 그만하게 해주라 ㅎㅎ 😅밥좀 맛있게 먹자~~ ㅎㅎ

 

하꽁이도 나~중에 반려자를 만날때, 이렇게 모든 순간을 함께할 수 있고

그 사람에게 기댈 수도, 그 사람이 하꽁이에게 기댈 수도 있는 좋은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어.

(근데 하꽁이 시집 못가는데~ 아빠랑 살아야 되는데~ 😂)

 

아직도 하꽁이에게 하고 싶은 말들이 많은데, 이번 편지는 너무 길어지는 것 같아서..

나중에 마저 들려주도록 할게.

 

하꽁이가 우리에게 오는 일은 마치 봄이 옴을 알리는 것 같아.

봄햇살의 따스함과 새싹의 파릇함, 그런 기대와 설렘을 품고 있기 때문이야.

실제로 하꽁이가 태어나면 곧 봄이 오기도 하지만.. 😂😂

언제든 하꽁이는 우리에게 새로운 계절을 알려주는 존재가 될거야.

 

그럼.. 또 다시 무럭무럭 건강하게 잘 자라고, 5주뒤에 만나!

엄마, 아빠가 많이 보고싶을거야.